2015년 1월 31일 토요일

액상과당이 설탕보다 나쁘다?! 액상과당(HFCS)에 대한 오해

1. 액상과당 × 6 = 설탕 ?!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디서 유래했는지 모르는 헛소문입니다.


인터넷에 광범위하게 퍼져있고 방송에서도 자주 나오더군요.


주요 당 성분과 감미료의 당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요 당류와 감미료의 당도 (출처:위키피디아)


보시다시피 당도의 기준 물질은 설탕이고 설탕을 1로 봤을 때 포도당은 0.7배 내외과당은 1.6배 내외의 당도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순수한 과당이지 액상과당의 당도가 아닙니다. 과당과 액상과당은 다릅니다. 액상과당은 포도당과 과당의 혼합물(보통 과당이 55%)이므로 순수 과당보다 덜 달 것입니다. 

액상과당은 과당(55%)ㆍ포도당(40%)ㆍ맥아당 등(5%)으로 구성된 감미료로구성 성분에서 설탕(과당50%+포도당 50%) 별 차이가 없고 당도도 비슷하거나 약간 높아지는 수준입니다

과당은 설탕과 달리 온도에 따라 당도가 달라집니다
저온일수록 달고 온도가 올라가면 당도가 낮아져서 
상온이 넘어가면 설탕보다 당도가 낮아진다고 하죠
(당도는 원래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값은 약간 들쑥날쑥합니다만 추세가 그렇죠.) 


음료수에 과당을 넣는 이유가 적게 넣어도 차게 마시면 달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2. 액상과당(High Fructose Corn syrup,HFCS)의 사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액상과당은 포도당과 과당의 혼합물 입니다. 
액상과당에는 몇가지 종류가 있는데 과당과 포도당의 혼합 비율에 따라 나뉩니다

보통 HFCS-42, HFCS-55, HFCS-90으로 나누는데 뒤의 숫자는 전체 당량 중에서 과당의 함유량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HFCS-42는 과당이 42% (나머지는 포도당이 58%), HFCS-55는 과당이 55% (포도당이 45%) 이렇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과당은 설탕보다 1.5배 정도 달지만 포도당은 0.7배 더 달죠그래서 과당이 많으면 더 달고 포도당이 많으면 덜 답니다그래서 HFCS-42는 설탕보다 당도가 낮고, HFCS-55는 설탕과 당도가 비슷하고 HFCS-90은 설탕보다 당도가 높습니다.

3. 액상과당(HFCS) 해로운가?

HFCS가 해롭다는 이야기는 최근 여기 저기서 많이 나오고 있지만 사실 HFCS보다는 과당이 나쁘다는 쪽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 저는 액상과당(HFCS)이 설탕보다 더 나쁘다는 것은 여전히 좀 과장이 아닐까또는 이제 설탕의 위해성은 많이 우려먹었고 사람들이 잘 아니까 새로운 타겟으로 액상과당을 자꾸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4. '
당분'의 위험성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흥미로운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a) Fructose/glucose-fed females experienced a death rate twice that of control females (proportional hazards, n=98,P=0.048). (b) This pattern was not not seen in males (n=58).
(a) Fructose/glucose-fed females produced more offspring early in the study, though this effect was negated owing to a decrease in fructose/glucose-fed female reproduction over time (GLMM, P=<0.001). (b) fructose/glucose-fed males control 26% fewer territories and produce 25% less offspring. 


 지금까지 대부분의 설탕()의 해악과 관련된 연구들은 지나치게 과량의 설탕(또는 당)을 사용한 문제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번 논문은 보통 미국에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최고 용량을 쥐에게 먹여서 실험을 했다는군요. 그게 얼마냐, 하루 칼로리의 25%를 당으로 섭취하게 만드는 것이죠. 사람으로 따지자면 매일 하루에 청량음료 3캔에 해당한답니다. 물론 우리 기준에는 좀 높다고 생각되지만 세계 최고 비만국인 미국에서 당을 그정도로 섭취하는 사람이 전체 미국인의 13-35% 정도라는군요.


그런데 실험방법이 매우 흥미롭고 독특합니다. (네이처 기사의 댓글을 보시면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연구자들은 야생쥐 한쌍을 잡아서 그 자손들을 기른 다음 26주간 포도당/과당을 먹이고 컨트롤로는 옥수수 전분을 먹인 쥐와 함께 같은 공간에 풀어 놓은 후 경쟁을 시켰다고 합니다.

그 결과 여성의 경우 실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사망률이 2배 가량 높았고 남성의 경우 실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26%적은 영역을 차지하고 생산력도 25%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당을 많이 먹인 쥐와 아닌 대조군 사이에 몸무게나 인슐린 수준이나 다른 다섯가지 건강 관련 지표들(아마 혈당,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에 있어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혹자는 우리가 보통 측정하는 지표만 갖고는 설탕의 해악성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하고, 반대쪽에서는 실험 방법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수 있습니다. 저는 두가지 가능성이 다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적당히 먹자!


그렇다면  ‘얼마나’ 먹어야 하는 걸까요

물론 뭐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과학자들의 소리, 이런 식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아무튼 이건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지요. 하지만 역시 대원칙은 얼마나 먹느냐의 문제라는 것, 그리고 설탕이나 액상과당이라는 물질의 문제가 아닌 인간의 “욕망”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적당량 섭취시 나쁘지 않으며, 과잉 섭취시 액상과당과 설탕 모두 나쁘다

참고로 2014 3월에 새롭게 WHO에서 권장하고 있는 하루 당 섭취량은 하루 전체 섭취 열량의 5%이하 입니다. 이는 성인은 평균 25g, 어린이는 평균 17.5g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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